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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이후 미국의 과학자들은 군사용 목적이 아닌 순수과학에 대한 도전으로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오랜 기간의 실험 끝에 마침내 인간을 닮은
최고의 사이보그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제작비용 6백만 달러라는 초유의 예산을 투자한 이 프로젝트에는
이제껏 공상으로나 가능했던 꿈의 기술이 실현되었고
이 사이보그는 종전에 평면적인 로봇에서 제3세대의 입체적 개념으로
두발로 걷거나 단답형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닌 이성적인 판단과,
인간처럼 수면을 취하기도 하고 음식을 섭취하고 분해하기도 한다.
또한 더욱 놀라운 일은 자신만의 감정을 갖고 있어 화를 내거나
슬퍼하기도 하는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인불명의 사고로 인해 로봇은 실험도중
연구소 바깥으로 분실되어 유출되는데
미완성품인 체인 그대로, 회로상의 실수를 갖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자, 이쯤하면 이 만화가 과연 무얼까 라고 상상해 볼만도 한데
<공각기동대>와도 같은 화려한 서두로 시작되는
이 만화는 생각과는 달리 그렇게 고리타분하지도 않고
사전지식을 품고 볼 만큼 철저하지도 않은
그저 편안히 라면하나를 쪼게, 부숴먹으며 보아도 좋은
철저한 게그만화, 명랑한 만화 이다.
그리고 이 찬란한 프로젝트의 이름은 조금 모자란 상태로 탄생한 로봇을.....

"찌빠"라 부른다.

훗날 '로봇찌빠'는 한반도의 서울까지 흘러 들어와 작은 동네 골목에서
소년과 '조우' 한다

<로봇찌빠(신문수)>는 1980년대 '어깨동무'와 경쟁지였던 '소년중앙'에
별책부록 형태로 연재가 시작되었는데
단행본(동광출판사) 40권이 나오는 동안 내내 놀라운 인기를 누렸던 작품이다
당시의 게그만화란 그저 아이들의 하루하루 일과를 다룬 내용이 대부분
이었는데 이러한 주류 속에 종전의 작품들과,
차별화 된 소재 선택은 신선한 시도로 성공 하였고
준비된 작가의 기본적인 역량이 잘 맞물린 결과였다

여기서 작가의 약력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신문수”는 특유의 꼼꼼한 묘사와 기본기를 갖춘 만화가였는데
성인만화 <영동부루스>로도 유명하다
1965년(아… 생각만해도 아련한 숫자 65년)
[소년세계]에 <칠칠이의 모험>을 통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1972년 [어깨동무]잡지에 <도깨비 감투>로 유명 작가로서의 자리를
구축하기 시작하였고
이후 신문수는 <로봇찌빠>를 발표,
인기 작가로의 명성을 확고히 굳히게 되었다.

<로봇찌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만화와는 달리 소재의 선택에 있어
동네아이들의 좌충우돌 흔한 이야기가 아닌
고유의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남다른데
그 인물이 다름아닌 어느 아이에게나 거부감이 없는,
충분히 동감하고 끌리는 로봇이었다는 주인공의 등장이었다.
이러한 주인공은 이전 어떤 만화에 비해도 탄탄한 캐릭터였으며
딱딱한 우상보다는 둔한 성격과 모양으로 친근하고 부담이 없는 모양이었다.
그림의 부드러운 선 처리도 그러한 부분에 도움이 되었고 어리숙한 주인공
'팔팔이’의
모양은 독자들 주변 어디에나 있을법한 캐릭터 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 만화는 정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책이다..
비오는 날에 고구마 꾸러미를 않고 따뜻한 온돌방에 배를 대고 누워 봐도
거북하지 않은 (어떤 만화는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벌떡일어나 독자를 바로
앉히기도 한다) 만화로 독자층이 소년소녀에게 맞추어져 있는 이유에서 인지
복잡한 상상은 일체 금물이고 또, 전혀 필요없다.
머리속 가득히 뇌를 혹사시켜 가며
“동력원이 어디에서 오길레 ‘찌빠’는 날아다닐까”
“로봇 장갑이 금속 성분이므로 소금물에 닿는다면
특별한 코딩처리 없이는 빨리 부식이 될텐데….”
“충전은?”, ”부품공급은 어디서?”
라는 쪽빡 깨지는 생각일랑 몽땅 접어두고
그저 찌빠가 날면 나는가 부다
로봇이 잠도 자고 파인애풀 콜라를 좋아하면 그런가 부다
하는 심정으로 봐야만 진짜 재미에 푸욱 빠질수 있다.

<로봇찌빠>에는 이야기 외에도 몇 가지 재미있는 설정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굉장히 독특하다는 것이다.
주인공 '찌빠' 에서부터 또 하나의 주연. '팔팔이' 또 ‘팔팔이’의
친구'탱구'등은 모두 생김 에서부터 행동까지 영락없는 게그만화의 명배우로
어느 하나라도 요즘이 아이들과 같이 사리가 밝고 똑똑해 보이는 녀석이 없다.
(물론 난 이런 만화속 아이가 더 좋다)
아이들은 늘 공차고 놀거나 맛있는 음식, 또는 방학을 기다리며 한가로이
시간을 즐길 줄알고 시골구석, 세계 구석구석을 돌며 세상을 바라 보는데
어른이 되서 읽어보는 심정에서
아이들의 세상살이는 이런게 아닐까 라고 .슬픈생각을 하게 된다 ㅠ_ㅠ.
(작가는 어른인데 어떻게 이런 내용을 쉽게 잘 풀어낼까..?)

'팔팔이'오 '찌빠'는 둘도없는 친구로 매회의
표지마다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잡고 있지만.
속내용은 그렇지만은 않다.
매회마다 티격태격 말다툼을 벌이고 서로를 괴롭히기도 하는데
둘 사이에서는 앙금이 싸이고 불만이 많겠지만. 보고 읽는 독자의 마음은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만화를 보는 재미이다.
비슷한 예로 이 <로봇찌빠> 이야기는 쥐를 쫓거나 자신을 쫓는 고양이를
골탕먹이는 영원한 친구 <톰과제리>처럼 둘사이에는
묘한 우정이 존재하는 것이다.
어느날 휴가중 해수욕장에서 야영을 하던 밤에 텐트에서 쫓겨난 ‘찌빠가 ‘
복수하기 위해 곤히 자고 있는’ 팔팔이’를 서울로 옮겨와 집안 안방에 눕히고
돌아가 천연덕 스럽게 능청을 떨고 있거나
‘팔팔이’의 저금통을 털어 콜라를 사먹으며 ‘팔팔이’를 놀려도
둘은 한방안 한 이불속에 투덜거리며 잠자리에 들게 되고
찌빠에 등에 업혀 세계곳곳을 모험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우정의
확인이라 생각한다

어린시절 이 만화를 보며 정말 이런 로봇이 하나 있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 하는 상상도 해보게 되었던 만화였다.
좀 다른 이야기이지만 일본의 아톰이 방영되었을 때 많은 소년,소녀들 팬들이
영향을 받아 과학자와 수학자 또는 첨단산업의 직업으로 이어졌다는 말을
들었을때 난, 개인적으로 왜 우린 <로봇찌빠>를 보고 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고 중얼거리며 웃어보았다.

오랜만에 만나는 만화라 반갑게 책을 열게 되지만.
너무 많이 변해버린 독자와 세상 탓에 옛날 만화를 길게 보기에는
이상한 어려움이 따른다.
(여기서 이상한 어려움이란 마땅한 표현이 없는 정말 이상한…. 그렇다 ^^)
혹, 그래도 보고 싶고 궁금한 분은, 인터넷 써핑에 힘껏 매달리다 보면
어렵지 않게 구해 볼 수 있다
"로봇찌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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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urb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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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cked from 꼼짝마 !!! 2005/06/27 18:5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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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M 2005/07/14 16: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거 옛날에 내가 잘보던 만화인데...
    이거 볼때만해도 내게도 웅대한 꿈이 있었지...
    지금 처럼 이렇지는 않았는데..^^

  2. ps 2008/02/01 01: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길창덕님의 꺼벙이...도 좋은뎅...^^